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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빙의가 맞는가? 아빠가 힘을 숨김 리뷰(회귀 반전물, 결말포함 스포주의)

by 반짝이 다아트 2026. 3. 22.

빙의물인 줄 알았는데 회귀물이었다?? 지금은 이런 설정도 적지 않게 보지만 <아빠가 힘을 숨김>은 2022년 작입니다. 이때만 해도 웹소설에 장르가 그래도 좀 구분되던 시기였어요. 빙의물인 줄 알았다가 회귀물로 전환하는 장르는 당시엔 많이 신선했답니다.

 

처음 이 소설을 읽으면 전형적인 빙의 육아물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이야기의 결이 완전히 달라지죠. 여주인공 리리스가 빙의한 게 아니라 회귀했다는 사실과 전생에 황제에게 세뇌당해 세계를 멸망시키려 했다는 과거가 드러나면서 단순한 육아물이 아닌 본격 판타지 서사로 전환됩니다.

 

아빠가 힘을 숨김 웹툰 표지아빠가 힘을 숨김 웹소설 표지



능력자 세계관이라는 설정


이 소설의 세계관은 '능력자(Ability User)'라는 존재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여기서 능력자란 일반인보다 2배 긴 수명을 가지고, 초자연적인 능력을 발현하는 존재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마법사나 초능력자 같은 개념인데, 주인공 리리스의 능력은 수명이라는 명확한 대가를 지불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여주의 아버지 애녹은 제국 유일의 '소드마스터(Sword Master)'입니다. 소드마스터란 검술과 능력을 극한까지 단련해 최정상에 오른 능력자를 뜻하는데, 작중에서는 애녹이 유일무이 최고능력자라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강력한 애녹조차 함부로 덤비지 못하는 이가 있으니, 바로 황제입니다. 황제는 모든 능력자를 조종하고 세뇌할 수 있는 절대적 권능을 가진 최상위 능력자입니다. 여기서 세뇌(Mind Control)란 대상의 의지를 완전히 지배해 자아를 말소시키는 능력으로, 작중에서는 애녹마저 황제 앞에서 무력해지는 이유로 작용합니다. 황제의 능력은 능력자들의 기억을 조작하거나 없애는 것도 가능하니 무적에 가까운 능력인 거죠.

이런 설정 때문에 초중반부의 긴장감이 상당합니다. 여주는 황제에게 들키면 안 된다는 강박 속에서 조심스럽게 혁명을 준비하는데, 과거 회귀 전 자신이 황제에게 세뇌당해 아버지를 공격했던 기억이 계속 오버랩되면서 독자도 같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게 되죠. 저는 이 부분이 이 소설을 몰입도를 높이는 매력이라고 봅니다.

 

오스카 : 스승인가 부모인가


이 작품에서 가장 눈물샘을 자극하는 매력캐는 마법사 오스카입니다. 오스카는 회귀 전 여주가 세뇌당했을 때 유일하게 그녀를 포기하지 않고 되살리기 위해 세계를 회귀시킨 인물이기도 합니다. 혈연관계는 전혀 없지만 오스카에게 리리스는 딸 이상의 존재였습니다. 여기서 특징적인 것은 이 관계가 가족도 연인도 아닌, 정의하기 애매한 지점에 있다는 겁니다.

회귀물(Regression Story)에서 회귀자와 회귀를 도운 자의 관계는 일반적으로 은인이나 조력자 정도로 그려집니다. 여기서 회귀란 시간을 되돌려 과거로 돌아가는 서사 장치를 말하는데, 보통은 주인공 혼자 회귀하거나 신적 존재의 도움을 받는 식으로 처리됩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오스카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 여주를 회귀시켰고, 그 대가로 '존재의 소멸'이라는 저주를 받습니다. 리리스의 회귀를 위해 결국 자신이 잊히고 사라지는 운명을 선택하는거죠.

저는 오스카와 리리스의 관계를 보면서 계속 혼란스러웠습니다. 나이 차이는 7~10살 정도밖에 안 나는데 아버지 역할을 하고(물론 회귀전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 오스카가 실감하는 본인의 나이는 리리스의 아버지 그 이상이겠지만), 그렇다고 연인 관계도 아니고, 스승과 제자라고 하기엔 말로 설명이 부족한 깊은 애정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런 관계가 신선하다고 평가하시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감정선이 명확하지 않아서 몰입하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이미 남주 체이스와의 로맨스 라인이 확실한 상황에서(실제로 스토리 일부에 리리스가 좋아하는 사람이 오스카일거라고 체이스가 착각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오스카의 희생을 어떤 의미로 봐야하는지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오스카의 희생을 알아차리기 시작하는 부분부터 마지막 장면까지는 정말 눈물 없이 볼 수 없었습니다.이 부분은 절대 대중교통이나 외부에서 보지 마세요. 눈물이 절로 흘러 이상한 사람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런 아픔에 독자들이 '이렇게 오스카를 보내지 말아주세요~"하는 독자들의 바람을 작가가 잊지 않고 행복한 결말을 열어놓아주었기에 그저 마음아프게만 보지 않아도 되어 좋기도 합니다.

 

이 작품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이 소설의 가장 큰 아쉬움은 후반부 전개입니다. 초중반까지 쌓아 올린 긴장감이 황제와의 최종 대결에서 맥없이 풀려버립니다. 황제는 모든 것을 간파당하고 일방적으로 패배하고, 혁명은 큰 희생 없이 성공하며, 애녹의 세뇌도 여주가 손쉽게 풀어버립니다. 라이트노벨 장르에서 '파워 인플레이션(Power Inflation)'이라는 문제가 종종 발생하는데, 여기서 파워 인플레이션이란 작품이 진행될수록 캐릭터의 능력치가 과도하게 상승해 초반 설정의 긴장감이 무너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소설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고 봅니다. 좋게 표현하자면 리리스와 오스카, 애녹과 체이스 모두의 염원을 담은 철두철미한 준비가 만든 쾌거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다른 서사에 비해 힘이 좀 빠지는 부분이었다는 거죠. 결국 하이라이트는 황제를 죽이는 씬이 되는 건데 말입니다.

특히 황제의 능력 설정이 애초에 작가의 역량을 벗어났던 것 같습니다. 작가 후기를 보면 애녹이 숨어 지내야 할 이유를 만들기 위해 황제를 창조했다고 하는데, 그 결과 능력자를 무한정 조종할 수 있는 치트키 같은 캐릭터가 탄생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설정을 일관되게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초반에는 황제가 쓸 수 있는 능력이 나왔는데 후반에 갑자기 안 쓰거나, 이 상황에서 이 능력을 왜 안 쓰지? 싶은 장면이 반복됩니다. 물론 수명의 한계라는 제한을 걸어두긴 했지만. 너무 터무니없는 곳에 막 쓰던 앞쪽 스토리에 비해 일관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끝까지 읽게 만든 건 육아물로서의 매력 때문입니다. 애녹과 리리스의 부녀 관계는 과한 주접이 있어도 자연스럽고 사랑스럽고 따뜻합니다. 어린 리리스의 혀 짧은 소리나 설정이 간혹 집중력을 흩트리긴 하지만 딸 바보 아빠와 영리한 딸의 케미는 충분히 잘 그려져 있습니다. 남주 체이스와의 로맨스도 서로를 믿고 지지하는 건강한 관계로 묘사되어 호감도를 높여줍니다.

웹툰으로 큰 사랑을 받은 이 소설의 장점 중 하나는 웹툰과의 괴리가 거의 없다는 점도 있습니다. 웹소설을 보다가보면 아.. 장면은 삽화가 있었으면 좋겠어~ 싶은 장면이 있잖아요. 웹툰과 기존 삽화의 괴리가 크면 아쉬울 때가 많은데 이 작품은 둘 사이에 그렇게 크지 않아요. 둘 다  분위기가 비슷하게 이어져 예쁘게 그려진 점이 좋았습니다.

 

육아물과 로맨스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웹소설, 웹툰 모두 추천할 만합니다. 다만 반복되는 눈물 쏙 빠지는 씬에 대한 감수는 하셔야 합니다. 여기가 슬프다던 그 부분인가? 싶은 생각이 드신다면 과감하게 멈추고 집에서 보시기 권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오스카의 서사가 너무 인상 깊어서, 그의 이야기만으로도 이 소설을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캐릭터에게 가장 마음이 가시나요?

 

참고영상 : https://youtube.com/shorts/IrXJuMgmRdc?si=Qoy-pB6nT5gOFS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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