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웹소설 듣는 분들 계시죠? 저도 주로 TTS 기능을 애용하는데, 이번에 만난 <일레스톤 저택의 100가지 저주>는 정말 '듣는 맛'이 남다른 작품이었습니다. 보통 네크로맨서 하면 시체 군단을 이끄는 전쟁 영웅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여기 주인공은 저택에 걸린 기괴한 저주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오컬트 전문가' 느낌이라 신선함 그 자체였어요
원작 지식에 휘둘리지 않는 시모네의 매력
주인공 시모네는 소설 속 조연으로 빙의했지만, 결코 뻔한 길을 가지 않습니다. '원작에서 죽을 운명이니까 도망쳐야지' 하는 수동적인 태도가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믿고 당당하게 일레스톤 저택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갑니다. 정보를 알고는 있지만 거기에 의존하지 않고, 전문직 여성처럼 문제를 척척 해결해 나가는 주체적인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더라고요. 사실 읽다 보면 자꾸만 시모네가 빙의자라는 사실을 잊게 될 정도예요.
TTS로 듣는 공포 연출의 몰입감
소설에는 저주를 거는 악령들이 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내뱉는 장면이 종종 나와요. 띄어쓰기 없이 반복되는 기괴한 대사들을 TTS 기계음으로 들으면, 그 특유의 무미건조한 톤 때문에 공포 영화 사운드트랙을 듣는 기분이 들어요. 밤늦게 혼자 일하다가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시체 묘사가 나올 때 그 기계음을 들으면... 정말 머리끝이 쭈뼛 서요.
'쿵' '쿵' 같은 효과음이나 '오사사니사사오님을뵈옵니다부디저희를굽어살펴주옵시고영원히복수하며할수있게해주시옵소서오늘방자살해도되겠나이까!' 이런 띄어쓰기 없는 대사가 기계음으로 반복되는 순간, 공포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몰입감이 생기니 꼭 이렇게 들어보세요.
요즘은 ai를 이용해서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발음의 문제나 흐름이 매끄럽지 않다는 문제점이 남아있기는 해요. TTS의 부자연스러운 억양이나 띄어쓰기 오류 때문에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만큼은 그런 단점을 상쇄할 만큼 청각적 경험이 독특했어요. 특히 저택 사람들이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채 발견되는 장면 같은 경우, 글로 읽을 때보다 들을 때 더 오싹했습니다.

<일레스톤 저택의 100가지 저주>는 네크로맨서라는 소재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입니다. 저주 해결이라는 독특한 설정, 주체적인 주인공, 그리고 TTS로 즐기기에도 적합한 공포 연출까지. 양산형 판타지에 질렸다면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한 작품입니다.
아직 완결까지 다 보진 못했지만, 초반의 흡입력만으로도 충분히 캐시를 지를 가치가 있다고 느껴져서 다른 작품보다 먼저 리뷰를 쓰게 되었어요. 다음에는 완결까지 본 후 후기를 따로 정리해 보겠습니다.